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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순천의 맑은 공기와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앉은 어느 아침, 한 가족의 따뜻한 밥상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무려 3대에 걸쳐 이어온 특별한 과일, 골드키위가 있습니다. 단순히 달콤하고 향이 좋은 과일이라는 의미를 넘어, 이 가족에게는 집밥과 사랑, 그리고 삶의 이유가 담긴 소중한 유산입니다.
오늘의 밥상 주인공은 이용범 씨와 김현주 씨 부부, 그리고 두 딸 이하은·이하영 자매입니다. 골드키위 농사는 원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지켜온 귀한 농업이었습니다. 그런데 5년 전,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던 자매가 가족의 손맛과 추억을 잇기 위해 과감하게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자매는 어릴 때부터 엄마의 손맛을 유난히 좋아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향긋한 반찬 냄새가 집을 가득 채웠습니다. 도시에서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엄마가 차려주던 밥상’은 늘 마음속 깊은 위로와 그리움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두 자매는 안정적인 직업을 뒤로하고, 자신들이 자라온 터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결정은 쉽지 않았지만, "가장 따뜻한 집밥을 다시 먹고 싶다"는 마음이 이들을 이끌었습니다.
귀농 후 자매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골드키위를 다루는 방법이었습니다. 그저 생으로 먹는 것만 알고 있었지만, 엄마와 할머니의 손에서 키위는 반찬의 양념이 되고 육류를 부드럽게 만드는 연육제가 되었으며, 간식이 되고 디저트가 되는 놀라운 식재료였습니다.
특히 엄마인 현주 씨가 만든 골드키위청은 이 집안의 비밀 양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잘 익은 골드키위를 껍질째 갈아 넣어 만든 진득한 키위청은 어느 요리에 사용해도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키위 특유의 부드러운 산미가 음식의 풍미를 한층 올려주기 때문입니다.
현주 씨는 시어머니에게 내려받은 고추장과 젓갈에 골드키위청을 섞어 재첩회무침을 만듭니다. 재첩 특유의 고소함과 달큰한 키위청이 만나 상큼한 맛을 완성합니다. 가족들은 이 재첩회무침을 집밥 최고의 반찬으로 꼽습니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탕평채입니다. 청포묵, 오이, 당근, 시금치 등 여러 채소들을 곱게 썰어 고명처럼 얹고, 그 위에 키위청이 들어간 양념을 살짝 더합니다. 채소의 아삭함과 묵의 부드러움, 그리고 키위의 상큼함이 조화를 이루며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맛을 만들어냅니다.
현주 씨의 음식에는 특유의 섬세함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20년 넘게 미용사로 일하며 다져온 그녀의 ‘손 기술’ 덕분입니다. 머리를 다듬을 때처럼 음식 재료도 정리정돈이 정확하고 칼질 역시 군더더기 없습니다. 음식을 플레이팅할 때도 마치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듯 세밀한 감각을 발휘해 보기만 해도 아름다운 한상을 완성합니다.
이 가족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요리는 골드키위 LA갈비찜입니다. 키위를 갈아 양념에 넣으면 갈비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워지고 단맛이 깊어집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갈비찜이지만, 이 집에서는 부드러움과 풍미가 탁월해 가족들의 자부심이 담긴 대표 메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골드키위를 통째로 썰어 만든 샐러드는 상큼함의 절정입니다. 달달하면서도 촉촉한 키위의 식감이 신선한 채소와 어우러져 입맛을 확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이 가족의 밥상에 오르는 것은 골드키위뿐만이 아닙니다. 직접 농사지은 하늘 마, 그리고 수박만 한 거대한 호박으로 만든 옛날식 반찬들이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마를 얇게 썰어 조리면 아삭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살아나고, 커다란 호박은 찌거나 볶아도 깊은 단맛을 내어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가족의 밥상에는 자연의 맛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음식, 직접 손으로 기른 재료,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손맛이 하나가 되어 완성되는 것입니다. 자매는 이 밥상을 이어받는 것이 단순한 귀농이 아니라, 가족의 역사와 사랑을 잇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귀농 후 자매는 부모님의 지혜와 농업 기술을 배워가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습니다. 힘든 날씨와 노동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가족과 함께하는 밥상이 주는 따뜻함과 농사가 주는 성취감 때문입니다. 키위 하나에도 가족의 손길이 스며 있고, 한상의 식탁에는 가족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3대의 손맛과 노력, 그리고 사랑이 스며든 골드키위 밥상은 단순한 요리를 넘어 가족의 이야기이자 삶의 흔적이 되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함께 웃고 땀 흘리며 만든 한상은 오늘도 순천의 한 집에서 정성스럽게 차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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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 잘 차렸습니다>
▶ 농부손녀
주소: 전남 순천시 용당동 1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