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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의 '사노라면'이 프로그램은 가족과 인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며, 소중한 유대와 가족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 8시 20분에 방영이 되고 있는데요'사노라면'은 일상 속 작은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며, 이러한 이야기들은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공감과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주 691회 방송에서는 산골 부부와 순박한 처남의 봄은 짧아 입니다 영덕에서 각종 반찬 김치등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분들인데요 예전에 생활의달인에도 소개가 된바 있습니다 아래에서 주문 정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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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덕, 짙푸른 동해를 이웃한 바닷가 마을. 해안도로에서 샛길로 접어든 후 한참을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면, 칠보산 자락의 깊은 산골에 자리한 작은 마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단 몇 가구만이 모여 사는 이 조용한 마을의 첫 번째 집에는, 반들반들 윤기 나는 장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주인의 부지런함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 집에 사는 이는 천희득 씨(61세), 그의 아내 김위자 씨(62세), 그리고 위자 씨의 동생 김경복 씨(51세), 이렇게 세 사람입니다.
봄이 되면 칠보산에는 다양한 산나물이 지천으로 자라납니다. 제피나무, 우산나물, 참두릅, 그리고 산의 소고기라 불리는 고사리까지 손에 잡히는 대로 풍성합니다. “이 정도 산나물이면 부지런하기만 하면 굶을 일은 없다”고 말하는 위자 씨는 자타공인 산골 출신으로, 이맘때면 매일같이 새벽을 깨웁니다. 그녀의 구령에 맞춰 세 식구는 바쁘게 산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 일상이 늘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농사라곤 해본 적 없는 희득 씨에게는 이 삶이 낯설고, 경사진 비탈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나물을 채취하는 일이 여간 고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희득 씨는 묵묵히 아내를 따라 나섭니다. 위자 씨의 동생 경복 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매형의 고생을 알면서도, ‘산’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누나를 막을 재간이 없습니다.
위자 씨는 본래 이 깊고 외진 산골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어릴 적엔 집에서 학교까지 왕복 네 시간을 걸어 다녔다고 합니다. 도로조차 없던 시절, 해 뜨기 전 출발해 해가 질 무렵에야 돌아오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장마철엔 강을 건너야 했고, 모내기철엔 학교보다 논이 우선이었습니다. 개근상을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산골이었건만, 그녀는 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것일까요?
김위자 씨는 칠보산 자락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첫 여자 중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구의 방직공장으로 일하러 떠나야 했습니다. 여섯 남매 중 장녀였던 그녀에게 학업은 사치였습니다. 그녀가 받는 월급은 고스란히 부모님 생활비와 동생들의 학비로 들어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어깨에 얹힌 책임이 무거웠지만, 위자 씨는 누구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9년 전, 부모님의 병수발을 위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남편 희득 씨는 아무 말 없이 따라와 주었습니다. 지금은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위자 씨 부부는 여전히 이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남편 희득 씨 또한 가족에 대한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일곱 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자녀가 없던 큰댁에 보내져 거기서 자랐습니다. 친어머니를 엄마라 부를 수 없었고, 친동생들을 동생이라 부르지 못하는 애매한 위치에서 성장했습니다. 그 시절을 돌이키면, 늘 외로움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연은 뜻밖의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위자 씨와 결혼하고 처음 산골 처가를 방문한 날, 어린 동생들이 우르르 달려나와 “매형이요!” “우리 매형!” 하고 환영해주었습니다. 그때 희득 씨는 처음으로 ‘가족의 따뜻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막내 경복 씨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그는 순수하고 어수룩한 면이 많았지만, 그만큼 정이 갔습니다. 그래서 희득 씨는 지금까지도 경복 씨를 ‘복아’라고 친근하게 부릅니다.
지금도 이들 세 식구는 가족처럼, 때로는 부모와 자식처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어느 날,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세 식구는 산중에 있는 산양삼 밭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직접 채취한 산나물과 젓갈, 김치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산양삼은 그들에게 매우 귀한 식재료입니다. 수년 전부터 정성껏 가꿔온 이 산양삼은 젓갈에도 들어가는 보물이었습니다.
희득 씨와 경복 씨가 함께 손수 심고 정성 들여 키운 산양삼을 캐던 중, 희득 씨는 문득 몇 해 전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경복 씨가 위자 씨 부부 몰래 수백 뿌리의 산양삼을 캐서 팔아넘긴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복권을 샀다는 것입니다. 경복 씨는 그 복권이 1등에 당첨되면 그 돈으로 누나 부부에게 나눠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순박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그 일로 인해 부부는 산양삼 농사를 거의 망쳤고, 이후로 오랫동안 고생했습니다.
비가 점점 거세지자, 셋은 비를 피해 쉬기로 했습니다. 부부가 잠깐 눈을 붙인 사이, 경복 씨는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장대비를 뚫고 집을 나서 시내버스를 탄 것입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떠난 경복 씨. 잠에서 깬 부부는 그가 사라진 것을 알고 발을 구르기 시작합니다.
또 복권을 사러 간 것일까요? 아니면 길이라도 잃은 것일까요? 부부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어둠이 짙게 깔릴 무렵까지도 경복 씨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산골 마을에 불안감이 드리워지고, 세 식구의 일상에도 조용한 파장이 찾아옵니다.이들은 다시 함께 웃을 수 있을까요?산골에서 피어나는 소박한 일상의 풍경은 그렇게 봄비와 함께 오늘도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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