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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향촌동, 오래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작은 분식집이 있습니다. 바로 하루 3,000개 만두가 순식간에 팔려나간다는 중화만두집입니다.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이곳의 주인장 박용진(71세) 씨는 만두를 삶고 찌고 굽는 손길에서 세월의 무게와 정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분이십니다.

박 씨의 만두는 흔한 기성품 만두와는 다릅니다. 만두소는 돼지고기 뒷다릿살을 직접 다져 넣고, 아삭한 양배추, 씹는 맛이 좋은 무말랭이, 달큰한 양파와 향긋한 부추까지 더해 만듭니다. 피도 직접 반죽해 얇게 밀어내니, 한 입 베어 물면 속은 가득 차 있고 겉은 쫄깃하게 살아 있습니다. 찐만두는 5,000원, 튀김만두는 6,000원으로 가격도 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박용진 씨의 인생 이야기도 만두만큼이나 진한 맛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중국 화교에게 중식을 배우며 요리사의 길을 걸었지만, 고된 노동에 지쳐 한때 요리를 그만두고 신발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하지만 불의의 화재로 모든 것을 잃고 생계가 막막해졌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건 만두 빚는 기술뿐이었고, 절박한 심정으로 조그만 만둣가게를 열었습니다. 그 간절함과 성실함 덕분에 지금은 하루 3,000개가 완판되는 명물이 되었고, 지역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맛의 터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만두만큼 인기 있는 또 다른 메뉴는 메밀 짜장면입니다. 보통 짜장면 하면 밀가루면이 떠오르지만, 이곳에서는 메밀을 섞어 만든 반죽으로 매일 아침 면을 뽑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메밀 특유의 구수함 덕분에 속도 편안해 어르신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짜장 소스는 돼지뼈를 푹 고아낸 사골 베이스에 볶아내 담백하고 깊은 맛을 냅니다. 가격도 한 그릇에 5,000원으로,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2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덕분에 이제는 동네 주민들뿐 아니라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습니다. “여기 만두 먹으러 대구까지 왔다”라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인 명소가 된 셈입니다. 어르신들이 ‘성지’라 부를 만큼 단골손님이 두텁고, 젊은 세대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 함께 식사를 하며 세대를 잇는 추억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작고 소박한 분식집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선 주인장의 이야기와 진심이 담긴 손맛이 녹아 있습니다. 따뜻한 만두 한 접시, 정성 가득한 메밀 짜장 한 그릇이 전해주는 만족감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선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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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파 중식로드> 
▶ 다락방 만두
주소 : 대구 중구 경상감영1길 43 다락방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