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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상주의 한 복숭아밭. 이곳은 흔한 과수원과는 조금 다릅니다. 복숭아 향기만큼이나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도인이 장검을 들고 밭을 누비는 장면까지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깃든 가족 농장이 바로 이곳입니다.
복숭아밭의 중심에는 모녀가 있습니다. 어머니 정미해 씨(59)는 14년 전 홀로 귀농하여 약 1,300평(4,300㎡) 규모의 복숭아밭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던 그는 삶의 방향을 바꾸고 농촌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했으며, 지금까지 정성껏 나무를 키워내고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는 딸 노수빈 씨(34)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자작곡만 100곡이 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인디계의 ‘아이유’로 불리는 감성적인 음악가인 수빈 씨는 어머니의 일손을 거들며 자라왔습니다. 자연 속에서 음악과 농사를 함께 체험하며 성장한 그는 결국 2년 전, 본격적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됩니다.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복숭아밭을 일구며 수확부터 출하, 포장과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책임지고 있습니다.
농사일은 고되고 땀도 많이 나지만, 이들 가족의 과수원에는 특별한 활기가 존재합니다. 갑작스레 등장한 한복 차림의 중년 남성, 바로 아버지 노병일 씨(61)입니다. 그는 검도, 활쏘기, 말타기까지 전통 무예를 연마한 대한명인으로, 가족의 농장에 전통과 예술을 더하는 존재입니다. 복숭아를 과녁 삼아 활을 쏘고, 장검으로 직접 복숭아를 베어내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농장 한가운데를 무대로 만들어냅니다.
놀라운 점은 딸 수빈 씨 역시 아버지 못지않은 무술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장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고, 말도 능숙하게 다루는 그녀는 예술과 전통, 농업을 모두 아우르는 다재다능한 인물입니다. 어머니는 포장 작업장에 수빈 씨의 포스터를 붙여둘 만큼 자랑스러워하지만, 정작 본인은 “우리 딸도 좋지만 아이유가 최고”라고 말할 정도로 아이유 찐팬이기도 합니다. 수빈 씨는 그런 어머니를 위해 농사일을 마친 후, 통기타를 꺼내 노래를 부르며 지친 하루를 음악으로 위로합니다.
이 가족의 복숭아는 그들만의 독특한 철학으로 재배됩니다. 상주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토질이 좋아 복숭아 재배에 적합한 지역입니다. 이들이 기르는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향이 깊으며, 껍질에 덮인 잔털은 수분과 당도를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하므로 씻지 않는 것이 오히려 품질 유지에 더 좋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철학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소비자에게 꾸준히 전해지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수확 현장과 나무 상태를 공유하는 모습을 통해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과일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가꾸는 과수원 자체를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피치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농장 체류형 프로그램은 수확 체험과 농촌 라이프스타일 체험뿐만 아니라 음악 공연, 활쏘기 시연, 장검 시범 등 가족 각자의 특기를 살린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밭에서 직접 따온 복숭아를 먹으며 전통 무예를 구경하고, 음악이 흐르는 밤에 잔디밭에 앉아 소규모 공연을 즐기는 이 농장의 체험은 단순한 농촌 방문을 넘어 하나의 힐링 경험이 됩니다.
이들은 SNS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며 팬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빈 씨는 감각적인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활용해 농장 운영 일지를 영상, 음악, 사진으로 구성해 공유하며 젊은 세대와의 연결고리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복숭아 철에는 ‘복숭아 뽀송이 챌린지’ 같은 이벤트나 3천 원 쿠폰 증정 등의 이벤트도 자주 열리며, 이 가족 농장은 단골 고객과의 관계를 일회성 거래가 아닌 지속적인 유대감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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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에 산다>
▶ 딱복소녀
주소 : 경북 상주시 외남면 구서2길 45-8
https://smartstore.naver.com/badamoon